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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나리봇짐
문화, 그리고 문화산업이 제대로 성장하려면 습지처럼 생태계가 잘 만들어져야 한다고 믿고 있는 사람입니다. 이메일은 botzzim@gmail.com, 트윗주소는 @timshel02, 페이스북은 www.fb.com/botzzim, www.fb.com/localstorytell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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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2월 김대중 대통령이 취임 연설에서 "나는 북한을 절대로 흡수통일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적이 있습니다. 그땐 좀 의아했습니다. 너무 당연한 이야기를 한다 싶었습니다. 식상하다 싶었습니다. 그런데 요즘 들어 왜 김대중 대통령이 취임 연설에서 '흡수통일을 하지 않겠다'는 말을 명토박았는지 뼈 속 깊이 깨닫고 있습니다. 사면초가로 코너에 몰려 있던 북한에게 이 메시지는 매우 중요한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메시지의 진정성을 바탕으로 2000년에 615 남북 공동선언이 나오게 됩니다. 


시간이 흘러 2007년 노무현 대통령은 2차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판문점을 걸어서 북으로 넘어갔습니다. 그리고 다시금 김정일과 마주 앉아 남북합의서를 채택합니다. 거기에서 노대통령은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라는 걸 명문화했습니다. 이 정책은 당시 남북정상회담의 백미라고 평가받았습니다. 김정일도 이 부분을 합의하기까지 군부의 강력한 반대를 무릅써야 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서해평화협력 특별지대... 바로 이번 사건이 일어난 지역입니다. 


이번 사태를 보며 언뜻 한국전쟁 당시 상황이 겹쳐졌습니다. 부르스커밍스 등의 자료들을 참고해보면 그 당시 북한이 먼저 공격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나 그 전에 이승만 정권도 북한을 엄청나게 자극했다는 겁니다. 지금과 같은 국지전 상황도 적지 않았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 상황을 김일성은 남침의 명분으로 백분 활용했다는 거죠. 

이번 사건도 맥락상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천안함 사건을 북한소행으로 낙인찍고 세계 여러 국가를 상대로 엄청난 로비를 벌였던 우리나라, 그리고 뒤이어 하루가 멀다하고 계속됐던 서해상에서의 대규모 무력시위에 북한은 물론 중국까지 매우 예민한 반응을 보였더랬습니다. 이번 연평도 포격에서도 오전에 있었던 우리 함대의 포탄훈련에 대해 '경고메시지'를 보내는 등 북한도 나름의 명분을 쌓아온 것입니다. 

물론 이번 사건 때문에 곧바로 전면전으로 치닫지는 않을 겁니다. 하지만 제가 크게 걱정스러운 건 이런 국지전 양상이 일상화되는 것입니다. 이명박 정부 스타일상 이번 일을 계기로 또 다시 대규모 군사훈련을 강화할 것이고, 북한은 또 이것을 자기들의 도발을 정당화하는 빌미로 삼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국지전이 자주 일어나다보면 앞으로 정말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상황이 되지 않겠습니까? 물론 그동안 경제는 완전히 결단 날 것이고요. 

어제 폭격이 일어난 직후 이명박 대통령은 "확전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라"고 했다가, 잠시 뒤에 생각이 바뀌셨는지 "몇 배로 응징하라"고 했다지요. 정~~~~~말 답답한 노릇입니다. 

천안함과 관련해 '전쟁박물관'에서 북한을 향해 성명을 발표하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

앞날이 불안하기 짝이 없는 오늘, 돌아가신 김대중과 노무현 대통령이 격하게 그리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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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괴나리봇짐 괴나리봇짐
이번 주 <PD수첩> 때문에 세상이 떠들썩하네요.
동영상 하나 스크랩했다가 인생의 위기를 맞아야 하는 현실....
어떤 출연자의 말처럼 '으스스'합니다.

<
PD수첩
PD수첩> 한 장면

사찰의 이유를 아무리 찾아도 
이광재 지사와 동향인 '평창 출신'이라는 점밖에 없는(그것도 본적이)...
그거 하나만으로 이렇게 쥐잡듯 잡을 수 있는...

이런 맥락 속에서
노무현 대통령도 부엉이 바위에서 몸을 던졌나 봅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이광재 강원지사가 취임 즉시 직무가 정지됐나 봅니다.

정권이란 것,
권력이란 것,

참 잔인하네요.
부들부들 떨립니다.

그래서 저도 <PD수첩>을 스크랩해봅니다.
이런 프로그램이 아직 살아 있어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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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괴나리봇짐 괴나리봇짐
너무 기쁘고 흥분됐던 하루가 지났네요. 어제만큼은 제가 주변 여러 사람들에게 자랑 아닌 자랑질을 좀 했습니다. 동료 중에 강원도 분도 한 분 계셨는데, 둘이서 경쟁적으로 자랑질을 좀 했습죠.^^ 물론 대부분의 사람들이 축하해줬습니다. 그리고 서울, 경기에서 절반의 성공밖에 이루지 못한 것에 대해 많이들 아쉬워했구요.

오늘 언론과 블로그를 검색해보니 벌써부터 '주문'이 쏟아지고 있더군요. 4대강 사업도 멈춰야 하겠고, 무상급식도 확대해야 하겠고, 경제도 살려야겠고, 일자리도 만들어야 하겠죠. 경남에 계신 모든 분들이 이해 당사자인 이상 새로운 도지사에게 원하는 바를 가지고 있지 아니한 분들이 아마 한 분도 없을 겁니다.

그중에서도 건국이래 처음으로 지역 권력을 획득하는 데 성공한 진보진영과 시민사회 진영의 바람이 그 누구보다도 강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수십년간 지역의 토호들과 권력이 유착해서 만들어놓은 불합리한 지역사회 구조를 김두관 지사를 통해 개선하기를 그 누구보다도 간절하게 열망들을 하실 겁니다. 물론 이러한 요구는 100퍼센트 정당하고, 또 당연한 것입니다.

하지만 한편으론 또 걱정스러운 점이 없지는 않습니다. 바로 '속도' 차이인데요, 요구하는 측에서는 하루아침은 아니더라도 가급적이면 빠른 시일 안에 뭔가 가시적인 변화를 기대할 것인 반면, 실제로 일을 하는 입장에서는 여러 가지 이해 관계와 절차들 때문에 생각만큼 서두르지 못할 경우가 생길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현실은 울퉁불퉁하다'는 명제처럼 이론적으로 또는 한쪽에서는 너무나도 명쾌하고 간단해 보이는 반면, 실제 현실을 관리하는 입장에서는 한쪽에서는 절대 보이지 않았던 구멍과 장애물들 때문에 지지세력의 기대와는 다른 선택을 할 수밖에 없는 경우도 왕왕 발생합니다. 참여정부 시절을 반추해봐도 한미FTA나 이라크 파병문제들이 참여정부의 이념과는 다른 방향으로 결정되지 않았습니까.

김두관 지사가 이끄는 경상남도에서도 얼마든지 이런 일은 벌어질 수
있겠지요
있을 것입니다. 구체적인 사안이 어떤 것이 될지 모르겠습니다만, 때로는 진보와 시민사회 진영에서 납득하기 어려운 정책을 김지사가 압장서서 입안해야 할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서둘러 해결해줬으면 하는 문제들이 여러 가지 이유로 차일피일 뒤로 미뤄질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런 일이 발생할 때 '좀 기다려 줬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당장 지금부터 김지사를 기다리는 훈련을 시작했으면 좋겠습니다. 난생 처음 '우리 편'이 정권을 잡았으니 원하는 바가 하나둘이 아닐 테지만, 오늘이 있기까지 그 누구보다도 지역문제를 많이 고민해온 사람이 바로 김지사임을 이해하고, 당분간은 좀 '내버려 뒀으면' 좋겠습니다. 김지사가 먼저 진보와 시민사회에 SOS를 치기까지는 좀 기다려줬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몇 년 전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 너무 빨리 실망했던 경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참여정부의 이념과 달리 보수적이고, 신자유주의적인 정책을 채택했을 때는 등을 돌릴 뿐만 아니라 조중동 저리 가라 할 정도로 비난을 퍼붓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참여정부는 전통적인 지지세력으로부터 외면 받고, 또 반대세력으로부터는 무시를 당하는 처지를 오랫 동안 겪어야 했습니다.

그 결과는 바로 지금의 말도 안되는 정권의 모습으로 우리 앞에 놓여 있습니다. 고향으로 귀향했던 노 대통령도 지금은 저 먼 세상으로 떠나보냈습니다. 이미 지난 과거에 대해 왈가왈부 하는 게 부질없는 짓이긴 합니다만, 우리가 참여정부를 좀 더 기다려주고, 좀 더 이해해주려고 노력했더라면, 지금의 세상도 좀 달라지지 않았을까 생각을 해봅니다.

김두관을 지사로 선택한 경남은 사상 유래가 없는 실험실에 들어가 있습니다. 김지사 자신이 풍부한 행정경험을 가지고 있지만, 도지사를 처음 해보는 이상 시행착오가 없을 리 없습니다. 그리고 거미줄보다 복잡다단하게 얽혀 있는 이해관계들 때문에 자기의 이념과 소신을 때로는 뒤로 미뤄야 할 때도 있을 겁니다. 이럴 때 이번 선거에서 지지해준 여러분들이 쉽게 등을 돌리거나 비난하지 말고, 좀 기다려줬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전투에서 승리하고 전쟁에서 지기보다는 전투에서 다소 지더라도 전쟁에서는 이기는 지혜를 발휘했으면 좋겠습니다. 어렵게 만들어낸 기적의 불씨를 잘 살려내서 강풍과 비바람에도 꺼지지 않는 큰 횃불로 키워주시기를 멀리 경기도에서 간곡하게 부탁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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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괴나리봇짐 괴나리봇짐
지난 주말 마산 처가에 들렀다가 가족 모두가 봉하마을에 다녀왔습니다. 저나 저희 가족 모두 처음 다녀온 것입니다. 맘 속으로 벼르기는 오래 됐는데, 돌아가신지 1년이 다 돼서야 발길을 했네요. 차로 불과 30분이 채 걸리지 않는 거리인데 너무 늦게 찾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날씨는 무심하게도 화창하고 따뜻했습니다. 나들이하기로는 더 없이 좋은 날씨였지요. 게다가 1주기가 겹친 시기라 그런지 방문객들이 제법 많았습니다.


멀리 부엉이 바위를 보니 상당히 사람들이 올라가 있더군요. 저기 오르신 분들은 어떤 마음가짐을 가지고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냥 등산 삼아 올라가신 분들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나름의 감회가 있겠지요? 저는 딸린 식구들 때문에 그냥 바라보는 걸로 만족해야 했습니다.


묘소는 판석 공사 때문에 접근하지 못했고, 재단이 마련한 듯한 임시 묘소에 들로 국화 한 송이 놓고 돌아오는 걸로 만족해야 했습니다. 


아이들은 아직 노무현 대통령이 누군지, 어떻게 돌아가셨는지 모른답니다. 그저 따뜻한 봄날 소풍 나온 기분이겠죠? 그래 그런지 아이들 표정은 이날 날씨를 닮아 무척 밝고 환했습니다.


생가에서 한 컷 찍었습니다. 나중에 아이들이 크면 이곳이 어딘지 알려주고 다시 데리고 가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생가 앞 울타리엔 유채꽃이 활짝 피었더군요. 영언이는 유채꽃에 날아든 꿀벌을 챙기느라 바쁘고, 시언이는 아빠가 들이댄 카메라를 어떻게 하면 뺏을지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어린 아이들과 어르신들을 모시고 다녀오다 보니 맘껏 추모하지는 못했습니다만, 그동안 알게 모르게 지고 있던 마음의 빚은 조금 내려놓을 수 있었습니다. 이제 길을 텄으니 앞으로는 제대로 된 추모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있겠지요? 내달 말 1주기에는 판석 공사도 마무리된다고 하니, 올 여름쯤에 다시 들러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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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괴나리봇짐 괴나리봇짐

아무것도 가지지 못한 사람의 생존욕. vs 이미 너무 많이 가진 사람의 소유욕.

이 두 가지 중에 어느 쪽이 더 강렬할까요?

몇 년 전만해도 생존욕이 훨씬 더 강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생각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욕망이 빚어내는 '잔인함'을 보고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가지지 못한 사람의 생존욕은 그야말로 '수동적'입니다.
최소한의 생존만 보장되도, 그 욕망은 이내 힘을 잃어버리고 맙니다.
이 욕망은 굳이 타인을 향하지도 않습니다.
내 생존이 위협받지 않는 이상 남의 사정에 관심 두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가진 사람의 소유욕은 굉장히 '능동적'입니다.
생존과 품위 유지에 별 영향이 없더라도
자기 것에 조금이라도 흠이 나면 바르르 떱니다.
그리고 허물어질까봐 두려워 합니다.

그래 그런지 생존욕은 극한의 경우가 아니고서는 잔인해지지 않습니다.
자기 존재까지 불사를 경우를 제외하고는 도무지 '힘'이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소유욕은 별 것 아닌 사안에 대해서도 쉽게 잔인해집니다.
자기 기분 내키는 대로 휘두를 수 있는 '힘'이 있기 때문입니다.

유모차 시위부대가 검경에 불려다니는 것을 보고,
용산철거민들의 참혹했던 최후를 보고,
올 봄 노무현 전 대통령의 투신을 보고,
PD수첩 관계자들의 몇년치 이메일까지 뒤지는 것을 보고,
쌍용차 공장 지붕에서 경찰에게 짓이겨지는 노동자들을 보고,
생사 기로에 선 DJ에 퍼붓는 중앙일보의 독설을 보고....
 
참 잔인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습니다.

그들이 잔인한 이유는
아마도 '가졌기 때문'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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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괴나리봇짐 괴나리봇짐

이런저런 핑계로
오늘에서야 엎드리고 왔습니다.

엎드리고 나니 한결 맘이 가볍습니다.
이러니, 결국 추모란 것도 산 자를 위한 것이지요.

점심 거르고 간 그곳은
비슷한 마음과
비슷한 얼굴을 한 사람들이
줄지어 서 있었습니다.

뜻 하나만 가지고
그곳에 추모공간을 만들어주신 분들
정말 고맙습니다.

그분들은 이 찜통 더위에
상복을 갖춰 입고
상주노릇까지 해주셨습니다.

방명록에 몇 자 적다가 
그분들이 나누는 말을 들었습니다.

"돈 받지 마, 돈이 너무 많이 모였어."
"안 받는다 해도 막무가내로 주고 가세요."
"그래도 일단 안 받는다고 말씀드려."

여기가 눈뜨고도 코베어 간다는 서울 강남 맞습니까?
이게 다 노무현 덕분입니다.
저도 오늘부터는 '노탓놀이'가 아닌 '노덕놀이'에 빠져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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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괴나리봇짐 괴나리봇짐

벌써 며칠이 지났네요.

라디오에서 흘러나온,
당황해서 더듬거리던 아나운서의 목소리를 들은지도
벌써 나흘이 되었네요.

이제야 엎드려 머리를 조아립니다.

그날 하루종일 벙벙하고 먹먹했습니다.
그 마음 나눌 사람이 없어 참 많이 답답했습니다.

홀로 눈팅하며, 홀로 검색하며
그렇게 그렇게 마음을 추스렸습니다.

고백합니다.

그들이 악랄하게 당신을 물어뜯을 때
모두들 당신께 손가락질 할 때
저는 뒷짐만 지고 있었습니다.

그들이 해도 너무 한다고 생각은 했지만
당신께서도 별 수 없으셨나보다며
비겁한 양비론에 몸을 숨겼습니다.

언론도 다 죽지는 않았고
인터넷도 시퍼렇게 살아 있었습니다만
당신께서 겪은 고초를 정확하게 짚어내기에는
거리가 너무 멀었습니다.

권력이 보여주는 것
권력이 가리는 것
그 너머를 뚫어볼 힘이
우리에겐 턱없이 부족했습니다.

최근들어 틈날 때마다
지인들에게 정치 관두라 만류하셨다지요.

아들이, 사위가, 아내가, 딸이
검찰에 불려가고 언론의 입방아에 오르는 걸 보면서
더 없이 괴로워 하셨다지요.

이제 조금씩 장막이 걷히는 기분이 듭니다.
자욱했던 안개가 옅어지는 것 같습니다.
희미했던 시야가 또렷해지는 것 같습니다.
헝크러진 뭉치의 실마리가 잡히는 것 같습니다.

당신께서 겪은 고초의 성격이
당신께서 겪은 고통의 강도가
당신께서 겪은 핍박의 정체가
무엇이고 어떠한지를 이제야 좀 알 것 같습니다.

하지만
당신께서 몸을 던지고나서야
뒤늦게 알아 챈 이 무딘 감성은 어찌 해야 할까요.

당신의 투신으로 
대중은 단번에 각성하게 됐지만
대중이 각성했다고
떠나신 당신을 되돌릴 수 없는데,
이를 어찌 해야 할까요.

이제 와서 제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곤
당신께서 일깨운 단심(丹心)
당신께서 고집한 원칙
당신께서 실천한 통합
당신께서 사랑한 지역
당신께서 만들고자 했던 사람 사는 세상...
이 모든 것을 잊지 않고 가슴에 새기는 것뿐이네요.

제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곤
이런 것들 뿐이네요....

미안합니다. 그리고 많이 보고 싶습니다.

편안히 쉬세요. 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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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괴나리봇짐 괴나리봇짐

노무현 전 대통령이 결국 손을 들었네요. 여기저기 터져나오는 혐의를 방어할 수 있는 논리가 바닥이 났나봅니다. 저희 같은 범인(凡人)들이야 정보 접근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그저 언론과 방송에 나오는 이야기들을 가지고 퍼즐맞추기를 하는 게 전부라서 노 전 대통령의 혐의를 가지고 왈가왈부할 입장은 되지 못합니다.

하지만 '전직 대통령으로서 고향에 정착해 지역사회, 더 정확하게는 농촌사회를 발전시킨다'는 일종의 역할모델이 사라진다는 점은 무척 안타깝습니다. 노 전 대통령 개인의 공과를 떠나 우리나라 최초의 상징적인 모델이었는데 말이죠. 특히 그를 대통령으로 만들어준 인터넷에 천착해, 큰 인기를 끌었던 그의 홈페이지 '사람사는 세상'이 허무하게 문을 닫게 됐고, 또 그의 참모들과 야심차게 고안했던 '민주주의 2.0' 시스템도 존폐의 기로에 서게 됐네요. 이정도면 '화무십일홍'이란 말을 여기에 적용해도 될까요?


사실 노 전 대통령이 '민주주의 2.0' 시스템을 들고 나왔을 때는 좀 의아스러운 구석이 없지 않았습니다. 퇴임후에 정치를 재개하려느냐는 식의 통속적인 생각 때문이 아니었구요. 이미 다음 아고라 같은 게시판에서 시민들의 정치참여가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었고, 최근에는 블로그가 활성화되고 있는데, 굳이 그렇게 울타리를 쳐서 토론광장을 만들어야 할까 하는 의문이였죠.

하긴 불과 1년 전인 퇴임 당시 '아고라'나 '블로그'가 작동하고는 있었지만 지금처럼 빛을 발하고 있었던 건 아니니까, 그분들 입장에서 봤을 땐, '아예 우리 브랜드로 차별화된 것을 근사하게 하나 만드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결과론적으로 봤을 때 오판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인터넷에서는 상향식(bottom-up)이어야 성공 확률이 높은데, 그분들의 구상은 하향식(top-down)이었으니까요. 차라리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정치참여 메타블로그를 만들었다면, 훨씬 더 효과적이었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어쨌든 노 전대통령의 '귀향 프로젝트'는 실패까지는 아니어도 큰 타격을 받았습니다.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서는 참 좋은 상징모델이었는데, 애석하게도 그 기대는 접어야 할 것 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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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괴나리봇짐 괴나리봇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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