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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나리봇짐
문화, 그리고 문화산업이 제대로 성장하려면 습지처럼 생태계가 잘 만들어져야 한다고 믿고 있는 사람입니다. 이메일은 botzzim@gmail.com, 트윗주소는 @timshel02, 페이스북은 www.fb.com/botzzim, www.fb.com/localstorytell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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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로 수영 시작한지 딱 1년이 됐습니다. 그 전엔 수영이라고는 잠수(?)와 물 위에 드러눕기가 전부였던 저였습니다. 일명 개헤엄도 못쳤지요. 하지만 드러누울 줄 안다는 이유로 배영은 할 줄 안다고 강변하곤 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턱도 없는 강짜였습니다만...

 

1년 전 이날 저는 조직을 떠나 독립의 길을 걷기 시작했습니다. 여러 가지 이유와 계획이 있었습니다만, 여기서 밝히기는 좀 곤란하여 그냥 넘어가겠습니다. 어쨌든 많은 변화를 앞두고 있는 제게 아내는 뜬금없이 "수영이라도 배워보라"고 권했습니다. 돈 벌어 오라는 말 대신 수영을 배워보라... 참 신선했습니다. 

 

예전에도 밝힌 적이 있습니다만, 전 운동을 잘하지는 못합니다만 꽤나 좋아하는 편이긴 합니다. 서른에 시작한 달리기 때문입니다. 사실 전 100미터 달리기도 그렇고 오래 달리기도 그렇고 운동에는 젬병에 속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나 갑자기 늘어난 뱃살을 줄이기 위해서 시작한 달리기에 재미가 붙어서 그만 마라톤 풀코스 완주를 세 번이나 하게 됐습니다. 두 번은 총각 때 했고, 세 번째는 결혼한 그해 춘천마라톤에서 했습니다.

 

기록도 그리 나쁘지 않았습니다. 첫 번째 기록은 4시간 45분대였고, 두 번째는 4시간 30분대, 그리고 마지막 기록은 3시간 50분대로 '서브포(sub-4)'를 달성하기도 했지요. 아마추어 마라토너의 꿈이 서브쓰리입니다만, 저의 하드웨어와 잠재력을 두루 점검해봤을 때 거기까진 욕심내지 않기로 정리를 했답니다.


수영사진은 없어서 2005년 마라톤 때 찍힌 사진 올립니다.^^

 

그런데 아이들이 태어나면서 마라톤은 현재 끊은 거나 마찬가지랍니다. 아이들을 같이 돌보려면 주말에 특히 올인하다시피해야 하는데, 마라톤은 주로 주말에 서너 시간을 들여서 맹훈련하지 않으면 안 됐기 때문이죠. 굳이 욕심을 내자면 못할 것도 없었겠습니다만, 그렇게까지 하면서 마라톤을 할 만큼 제가 달리기에 미쳐 있지는 않았기에 깔끔하게 달리기를 끊고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고 있답니다.

 

이런 저를 아내가 배려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신혼여행 때 풀장에서 노닥거리며 "내가 좀 배우기만 하면 수영도 참 잘할 거라"고 떠벌리던 허풍을 기억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또 독립해서 일한다는 게 대부분은 계획대로 되지 않기에 거기서 오는 스트레스를 이겨낼 수 있는 '규칙적인 그 무엇'이 필요하다고 여겼던 것 같습니다.

 

아무튼 아내의 권유 덕분에 수영을 배우기 시작했고, 다행히 재미를 느낀 저는 지금은 거의 '중급' 정도의 실력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설렁설렁 자유형을 하면 1킬로미터 정도는 수월하게 할 수 있게 됐고(25미터 레인 스무바퀴입니다), 배영, 평영, 접영도 흉내는 낼 정도가 됐습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물에 빠져도 죽지는 않겠다는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제법 용을 쓰면 한 두 사람 정도는 건져낼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이렇게 자신감이 붙다보니 슬슬 다른 생각이 생기기 시작하네요. 바로 '철인 3종 경기'입니다. 사실 마라톤을 한창 할 때 철인3종이 무척 하고 싶었는데, 수영에서 답이 안 나와 엄두를 내지 못했거든요. 그런데 수용도 어느 정도 감당할 수 있게 됐으니 다시 달리기 실력만 쌓으면 충분히 도전할 수 있겠다 싶습니다.

 

물론 당장은 아니구요, 아이들이 좀 더 커야 되겠죠? 한 2년 정도 더 기다리면 제게도 시간이 생기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럼 제 나이도 어느덧 40대 중반이 되겠군요.

 

수영 배운지 1년... 감회가 새롭습니다. 이런 기회를 만들어준 아내에게 고맙다는 말을 꼭 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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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괴나리봇짐 괴나리봇짐
오늘로 수영을 시작한지 딱 4개월이 됐습니다. 허벅지까지 차는 얕은 풀에서 걸어다니는 것부터 시작해서 어느덧 엉성한 접영까지 할 수 있게 됐습니다. 돌이켜보면 수영 덕분에 참 즐거운 4개월이었습니다. 

수영 강습 시간이 7시이기 때문에 6시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일어나야 하는데, 지난 4개월 동안 단 하루도 그 시간에 일어나는 걸 멈칫한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술을 먹고 밤 늦게 들어와도, 때로 새벽 두세시까지 잠을 설치더라도 6시 알람이 켜지면 기꺼운 마음으로 침대를 박차고 일어났으니까요.

덕분에 실력도 제법 늘어서 어디 가서 수영 못한단 소리는 안 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오늘은 쉬는 시간에 25미터 풀에서 100미터를 헤엄쳐보기도 했습니다. 앞으로는 이 거리도 계속 늘여서 장차 철인 3종 경기에도 한 번 도전해볼까 생각 중에 있습니다. 

다음 주부터는 25미터짜리 풀로 옮겨서 본격적인 숙련에 들어갈 것 같습니다. 새로 배워야 할 것은 '다이빙 입수'와 '턴' 동작입니다. 간단한 것들이기 때문에 배우는 데 크게 어려울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1주일에 한 번은 '오리발'을 착용하고 속도감을 즐긴다고 합니다.

그런데 사실 꼭 배우고 싶은 영법은 여기서 가르쳐주지 않더군요. 바로 '생존 수영'인데요, 물에 빠지더라도 장시간 버틸 수 있는 수영법과 누군가 물에 빠졌을 때 구조할 수 있는 수영법 등을 가리킵니다. 선진국에서는 어릴 때부터 수영 수업 시간에 이 수영법을 가르치고, 또 일정 기준을 통과하면 자격증도 준다고 하더군요. 국내에서도 적십자사 등에서 강습 프로그램을 열고 자격증을 준다고 합니다.

저도 제 수영에 자신감이 생기면 꼭 배워둘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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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괴나리봇짐 괴나리봇짐
이번 달부터 기초반의 마지막 코스인 '접영'을 배우고 있습니다.
지금 분위기로 봐서는 평영보다 배우기가 쉬운 것 같습니다.
빨리 마스터해서 중급반으로 가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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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괴나리봇짐 괴나리봇짐
저는 지금 석 달째 수영강습을 받고 있습니다. 월수금 아침 7~8시 시간입니다. 여기 참여하려면 아침 6시에는 눈을 떠야 합니다. 본래 제 기상시간이 6시반이었는데, 수영 때문에 30분을 당긴 겁니다. 그리고 화목은 8~9시에 있는 자유수영 시간을 이용합니다. 그러니까 주 5일 매일 아침을 수영으로 시작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수영 탓인지 제 피부가 몰라보게 좋아졌다는 사실을 최근에 알게 됐습니다. 그때 상황을 잠시 재연한다면....

어제 새벽이었습니다. 자유수영을 하는 날이라 6시반에 알람이 울려 힘겹게 몸을 일으키려는 찰나였습니다. 그런데 제 가슴 위에 얹혀 있던 아내의 손에 갑자기 힘이 들어가는 것 아니겠습니까?

(잠에 취한 소리로)"일어나지 말고 그냥 자자~"

본래 아내의 기상시간도 6시반입니다. 아내의 출근시간이 7시반이기 때문이죠. 그런데 지난 주말부터 방학이 시작돼 요즘은 좀 여유 있는 나날을 보내고 있거든요. 그래서 괜히 장난이 치고 싶어졌나 봅니다.

"수영하러 가야지~"
"아흠... 내가 좋아 수영이 좋아?"

뭐 이러면서 슬슬 저를 간지르기 시작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어! 이러면 발동 걸릴 수도 있는데..' 하면서 저도 좀 호응을 하기 시작했죠.

그러기를 한 1분 정도 했을까요? 아내의 손이 속옷을 뚫고 제 등으로 파고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이쯤 되면 수영을 포기해야 할지도 모르는 상황입니다. 저는 솔직히 좀 갈등을 했습니다. 가정의 평화를 위해 수영을 포기할 건가 말 건가를.... 그런데 상황은 반전됐습니다. 바로 제 피부 때문이었습니다.

"어? 등짝이 왜 이리 맨들맨들하지?"
"엉? 내 등짝이 맨들맨들할 리가 없는데?"

"만져봐, 맨들맨들하잖아."
(제가 제 등짝을 만져보며)"어? 정말 그러네?"

저도 깜짝 놀랐습니다. 본래 제 등은 좀 심하게 말하면 '사포' 같았거든요. 사춘기 때부터 30대에 이르기까지 등에 여드름도 많이 나고, 그걸 시시때때로 짜고 해서 맨날 러닝셔츠에 핏자국이 남아 있을 정도였으니까요. 워낙 또 피부 관리 같은 거랑 담을 쌓았기 때문에 제 등짝은 언제나 모래가 걸리는 것처럼 우둘투둘했답니다.

그런데 이렇게 몰라보게 매끄러워졌다니, 저도 믿을 수가 없더라구요. 그리고 그 원인을 찾아보니 수영 외에는 딱히 떠오르는 게 없더라구요. 그래서 저는 그 공을 수영으로 돌릴 수밖에 없네요. 보통은 실내수영장에서 수영을 하면 피부가 건조해져서 피부가 상한다고 하는데, 저는 그 반대로 결과가 나왔습니다. 평소 제 피부가 워낙 건조해서 그랬을까요? 아니면 수영장 수질이랑 제 피부랑 궁합이 잘 맞아서 그랬을까요?

아무튼 제 등짝의 새로운 피부를 발견한 우리 부부는 더 이상 진도를 나갈 수가 없었습니다. 물론 먼저 파토를 낸 건 접니다. 급바뀐 분위기를 핑계로 냉큼 일어나 수영장으로 향했으니까요. 이모저모로 수영이 자꾸 좋아지네요.^^

아름답지 못한 제 등 사진보다는 아름다운 태환이 몸이 낫겠죠?
스포츠조선 사진에서 하나 퍼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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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에 자유수영을 다녀왔는데 평형으로 25미터를 완주했습니다. 

사실 평형이 생각보다 어렵더라구요. 특히 발차기. 무릎을 아래로 내리고 발목은 바깥으로 꺾어서 아랫쪽으로 차라고 가르침을 받았습니다만, 따라 한다고 해봐도 전혀 앞으로 나가지 않는 기분.... 해보신 분들은 아시죠?

수용은 제가 하는 모습을 제가 볼 수 없는 관계로 얼마나 제대로 했는지는 알 수 없으나, 어쨌든 25미터를 끝까지 간 건 사실이랍니다. 여전히 발차기는 엉성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만.^^ 열심히 하다보면 평형도 잘 하게 되겠죠?

평형 교습 영상 하나 올려봅니다. 건강한 2010년을 위해 아자아자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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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배영 배우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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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괴나리봇짐 괴나리봇짐
요즘 제가 수영에 미쳐 있는 관계로 강습이 있는 월수금 7시 시간 외에 화요일이나 목요일 8시에 있는 자유수영시간을 종종 이용합니다. 강습은 근 5개월 동안 허벅지밖에 안 오는 10미터 풀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진정한 수영의 맛을 즐기기가 어렵거든요.

오늘 아침이 자유수영으로선 두 번째였습니다. 25미터 풀을 사용해보기로는 세 번째인데요, 여태껏 자유형으로 25미터를 다 가본 적이 없었습니다. 겨우 15미터 정도가 대부분이었고, 그나마 좀 용기를 내서 가면 20미터까지가 다였습니다. 그런데 드디어 오늘 25미터를 완주(?)한 겁니다. 그래서 오늘 전 무지 기분이 좋습니다.

지난 보름간의 제 화두는 단연 "왜 25미터를 가지 못하는 걸까?"였습니다. 정말 머리 속이 실타래처럼 복잡했습니다. 호흡이 처음 두 번까지는 괜찮은데, 세번째부터는 숨이 차오르는 걸까. 오른 손을 들어올리며 숨을 마실 때 왜 충분한 공기가 들어오지 않는 걸까. 폐가 눌려서 그런 걸까. 물속에서 내쉴 때 너무 많은 공기를 내뱉어서 마실 때 힘들어 하는 걸까..... 등등 온갖 원인과 나름의 해결책을 머리 속에서 써봤다가 지웠다가를 반복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이미지 트레이닝, 혹은 이론공부가 크게 도움이 된 것 같지는 않습니다. 오늘도 사실 별로 나아진 게 없었거든요. 여전히 15미터 지점에서 숨이 차 헐떡이기를 반복했고, 정 안 되면 배영으로 왔다갔다 반복했으니까요(제가 배영은 좀 합니다). 

그 광경이 남들 보기에도 영 딱해 보였나 봅니다. 오늘 같은 레인을 쓴 분이 모두 다섯 분이고, 그 중에 두 분이 일흔은 족히 넘어 보이는 어르신이었습니다. 제가 헐레벌떡하며 도착을 하면 개인 교습에 막 열을 올려주셨습니다. 두 분 모두요.

"자네는 자세는 참 좋아. 그런데 호흡이 잘 안되나 보지?"
"빨리 가려고 하지 말고, 천천히 해봐. 몸에 너무 힘이 들어갔어."
"물에서 내쉴 때 코로 뱉어내야 해. 입으로 하면 말짱 꽝이야."
"공기 들이마실 때 입을 크게 벌려봐. 그리고 뱉을 땐 너무 많이 뱉지 말고."
"자 날 봐. 이렇게.... 어... 푸.... 어.... 푸...."

하도 안 되고 몸도 지치고 해서 중간에 좀 쉴까 했는데, 어르신들께서 그렇게 열을 올려주시니 이거 뭐 관둘 수가 있어야죠. 그래서 다시금 힘을 내서 다시 시도하고, 다시 시도하고를 반복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제가 발차기를 너무 힘들게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몸에 힘이 들어가 있다는 어르신의 말씀이 떠올랐거든요. 그때가 한 15미터쯤 갈 때였는데요, 그 생각이 들 때 발에 힘을 빼버렸습니다. 그리고 호흡을 가다듬으니 훨씬 숨쉬기가 수월해진 겁니다. 그렇게 너댓번을 저어가다보니 어느새 레인 끝에 와있더군요. 드디어 '완주'를 한 겁니다. 하하하.

나중에 복기를 해보니 빨리 도달하고 싶은 성급한 마음에 발차기에 너무 많은 힘을 들였고, 그래서 체내 산소도 거기에 소모되다보니, 호흡 자체가 불안정해졌던 것입니다. 발차기에 힘을 빼니 여분의 산소가 계속 몸 속에 남아 있을 수 있었고, 그래서 여유를 되찾은 것이었습니다.

어쨌든 숨이 턱에 차올라 헉헉거리며 처음 완주했다고 제가 흥분을 하니, 어르신 두분께서 같이 기뻐해주셨습니다.

"거봐. 힘빼고 하니까 되잖아."
"이제 천천히 해봐. 한 번 성공했으니까, 잘 할 수 있을 거야."

정말 기쁘더군요. 마라톤 할 때는 이런 기분를 못 느꼈는데, 수영하면서는 정말 유쾌한 경험을 많이 하게 됩니다. 오늘 저의 완주를 위해 코치해주시고, 시범도 보여주시고, 또 같이 기뻐해주신 두 분의 어르신께 이 영광을 돌려드리는 바입니다. 하하하.



제 사진DB를 찾아보니 작년에 일 때문에 제가 다니는 수영장을 찍은 사진이 있네요.
이곳에 제가 강습 받는 10미터 풀입니다. 위에 두 사진은 25미터 풀이구요.

이 사진은 퍼온 겁니다. 철쭉이 있는 것 보니 한 4월쯤 찍었나보네요(출처는 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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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괴나리봇짐 괴나리봇짐
요즘 전 수영에 푹 빠져 있습니다. 일과시간 중에도 짬 날 때마다 이미지 트레이닝을 합니다. 숨쉬기는 어떻게 해야 할까? 어느 정도 내뱉고 어느 정도 마시면 적당할까? 다리가 자꾸 가라 앉는데, 그걸 항상 띄우려면 호흡할 때 머리 각도를 어떻게 해야 할까? 조금만 해도 숨이 차오르는 것은 몸에 힘이 많이 들어갔기 때문일까? 아니면 심리적으로 자신감이 부족해서일까? 등등...

저는 '쫌' 운동을 좋아하는 편입니다. 본래부터 좋아했던 것은 아니구요. 2000년 즈음이었죠? 나이가 서른이 되고, 지금도 제 애마 역할을 하고 있는 자가용이 생기면서 호리낭창하던 몸매가 갑자기 퉁퉁한 아저씨 몸매로 돌변했더랬습니다. 목욕탕에서 때 밀다가 제 모습을 발견하고 엄청 당황한 적이 있었지요. 

저희 집안이 나이 들어서는 다들 좀 '찌는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지라, 여기서 방심하면 나도 똑 같은 길을 갈 수밖에 없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그날로 달리기를 시작했습니다. 당시엔 창원 공설운동장 아래에 있는 헬스장을 끊었는데요, 처음 런닝머신에서 뛰어보니 800미터를 채 달리지 못했습니다. 학창 시절에도 오래달리기는 워낙이 잘 못했기 때문에 어쩌면 당연한 결과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이를 좀 악물고 계속 달려보니, 달리기 실력은 금세 눈에 띄기 늘었습니다. 창원에 있을 때는 최고 6킬로미터 정도는 달려봤던 것 같습니다.

그때 달리기에 맛을 들이고 나서는 서울에서 본격적으로 마라톤대회를 노크하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 10킬로미터를 뛰었는데, 약 57분 정도의 기록을 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생각보다 뛸만 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 다음에는 바로 하프코스(21.0975km)에 도전했는데, 역시 제법 수월하게 잘 뛰었습니다. 하프코스 최고 기록은 1시간 45분 정도였던 것 같습니다. 

이제 남은 건 풀코스밖에 없었지요. 풀코스 완주는 좀 사연이 있습니다만, 얘기가 너무 길어지니 생략을 하고, 첫번째 완주 때 4시간 45분, 두번째 완주 때 4시간 15분을 기록했고, 마지막 완주였던 2005년 춘천마라톤에서네는 3시간 52분인가로 서브포(Sub-4 : 네 시간 안에 완주하기)를 달성했답니다. 이 정도 기록이면 동아리도 없이 혼자 달린 기록으로는 꽤 괜찮을 거라고 자평하고 있답니다. 당시 참가했던 춘천마라톤 마스터즈 기록으로는 전국에서 한 2만 등에 해당하는 기록이더군요.^^

2005년 춘천마라톤 골인지점에서 찍힌 사진입니다.

그 이후에는 달리기를 제대로 하지를 못했습니다. 거의 끊었다고 봐야죠. 핑계를 대자면, 아내가 임신도 하고, 애들도 태어나고 하니, 주말에 시간을 내기가 쉽지가 않았습니다. 달리기 한 번 하려면 최소한 두 시간은 내야 하고, 하고나면 또 피곤하니까 애들 보기도 어려워질 것 같고, 그래서 한 4년 달리기를 접어두었네요.

그러다가 이번에 수영을 배우게 되면서, 여기에 푹 빠지게 됐습니다. 지금으로선 마라톤보다 수영이 훨씬 재밌고, 유익한 운동이란 생각이 드네요. 그 이유를 다섯 가지로 간추려 보겠습니다.

1. 다양한 성취감을 맛볼 수 있어서 재미있다.
마라톤은 오로지 '기록 단축'이라는 것말고는 동기를 부여할 만한 게 없지만, 수영은 달성해야 할 목표가 분명하고, 또 다양합니다. 일단 물에 떠야 하구요, 발차기도 익혀야 하구요, 팔 젓기, 숨쉬기, 그리고 자유형 완성하기.... 이게 또 끝나면 배영이 기다리고 있죠? 배영도 여러 가지를 익혀야 합니다. 배영 뒤에는 평형이 기다리고 있구요, 평형 뒤에는 접영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어디 그뿐입니까? 턴 동작도 배워야 하구요, 그리고나서는 기록도 단축해야 합니다. 그야말로 넘어야 할 고지가 많이 있고, 그걸 달성할 때마다 성취감도 높아집니다. 그러니 수영이 마라톤보다 훨씬 재미 있을 수밖에요.

2. 몸에 거의 무리를 주지 않는다.
적당한 달리기는 건강에 무리가 될 게 거의 없습니다만, 마라톤은, 그것도 풀코스 마라톤은 단언컨대 몸을 망가뜨리는 행위입니다. 뛰고나면 관절이 닳는 느낌도 들구요, 근육도 엄청나게 혹사를 당합니다. 완주하고 나서 최소 사흘 정도는 몸사리고 이모저모 충분히 충전을 해줘야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풀코스를 뛰는 이유는 달리기의 동기부여로 그것만 한 게 없기 때문입니다. 반면 수영은 물속에서 하는 거라 관절이나 근육에 크게 무리가 가지를 않습니다. 그러면서도 다양한 동기부여 장치가 있기 때문에 재미있게 운동을 영위할 수 있죠.

3. 생존에 도움이 되는 기술이다.
수영은 또 위급한 상황에 매우 유용한 기술입니다. 물에 빠졌을 때 수영을 할 줄 알면 살아날 수 있는 확률이 매우 높아집니다. 그래서 선진국에서는 어릴 때부터 수영을 필수로 가르칩니다. 반면 마라톤은 생존과 그닥 관계 있어 보이지는 않습니다. 혹시 불량배에게 쫓길 때 장거리로 도망가야 한다면 매우 유용한 기술이 되기는 하겠죠?TT

4. '멋져 보이는' 후광효과가 있다.
만고 제 생각일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누가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했다'고 하면 사람들은 정말 대단하다고 박수는 칠지언정, '멋지다'라고까지 생각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땀 뻘뻘 흘리면서 불타는 아스팔트를 뛰어다는 게 인간승리가 될 수는 있어도, 세련되고 우아하게 느껴지지는 않거든요. 하지만 수영은 물살을 헤치는 유연한 몸짓이 사람들을 제법 매혹시키는 것 같습니다. 저도 수영장에서 정말 유연하게, 부드럽게, 날엽하게 물살을 헤치는 사람을 보게 되면 저도 모르게 눈길이 머물고, 그 사람이 누군지 막 궁금해지더라구요. 물론 그분이 여성일 땐 더더더 더욱 멋지게 보이구요.^^

5. 전천후로 즐길 수 있다.
마라톤은 날씨가 추워지거나 비나 눈이 오면 하기가 힘듭니다만, 실내에서 하는 수영은 그럴 걱정이 거의 없습니다. 자기만 부지런 하면 사시사철 쾌적한 환경에서 운동을 즐길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이지요. 특히 겨울에도 습기가 충분하고 따뜻한 환경에서 운동을 하기 때문에 감기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고 하더군요. 

올해 열렸던 수영대회인 것 같습니다. 여자 자유형 400m 경기네요. 멋진 수영 한 번 감상해보심이...

이렇게 다섯 가지 정도로 수영이 마라톤보다 좋은 이유를 들어 봤습니다만, 반대로 마라톤이 수영보다 좋은 이유도 분명히 있습니다. 어느 하나가 무조건 좋다고 볼 수는 없으니까요. 생각 나는대로 좀 주워섬기면...

① 돈의 거의 들지 않는다(신발 값 정도? 그마저도 있는 운동화로 뛰어도 무방하죠). 
② 장소에 구애를 받지 않는다(수영장 같은 시설이 없어도 문제 없죠. 전 시내에서도 달려본 적이 있습니다).
③ 특별한 기술을 익힐 필요가 없다(걸을 줄 아는 사람은 대부분 뛸 줄도 압니다).
④ 시간 대비 운동효과는 최상급이다(수영해서 살 빼기는 쉽지 않죠?).
⑤ 이만저만한 대회가 많다(대회 참가는 마라톤을 즐기는 또 하나의 방법이겠죠?).

뭐 이 정도로 제가 경험한 마라톤과 수영에 대해 썰을 풀어봤는데요, 어느 게 낫고 못하다기보다는 무슨 운동이 됐든 지금 하고 있냐 없냐가 중요한 거겠죠? 날씨가 추워져서 움츠러들기 쉬운데, 모두들 운동꺼리 하나쯤은 개발해보시기를 강추해드립니다.

그리고 전 이참에 수영을 잘 배워서 내후년인 2011년 쯤에는 철인3종 경기에 도전을 해볼까 합니다. 자전거는 기본으로 타는 거니까, 수영만 해결되면 해볼만 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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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괴나리봇짐 괴나리봇짐
지난달부터 아내의 권유로 수영을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오늘로 꼭 한달이 되었네요. 남양주시에서 운영하는 체육문화센터에 아침 7시 시간으로 월, 수, 금, 3일 강습프로그램을 신청했습니다.

첫날에 물에 떠있기부터 시작해서 자유형과 배영, 오늘은 평형 발차기 기초까지 배웠답니다. 진도는 굉장히 빨리 나가고 있습니다만, 실력이 나아져서라기보다는 일단 가르쳐놓고 계속 반복하는 것이 교육방식인 것 같습니다.

남양주체육문화센터 수영장이 워낙 붐벼서 저희 같은 초짜들은 아이들이 주로 노는 10미터 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풀도 레인이 세 개가 있는데, 거기에도 다 등급이 있답니다. 저는 오늘부로 겨우 한 레인 옮겨갈 수 있었습니다. 마치 훈련병으로 있다가 이등병 계급장 받을 때처럼 엄청 뿌듯하더군요.

지난 주에는 저희 초짜들이 25미터 풀에 한 번 가본 적이 있습니다. 강습시간 약 15분을 남기고 그쪽 고수들(?)의 자세교육이 필요했는지, 그분들과 저희가 자리를 바꾼 것입니다. 저희 연습풀은 깊이가 1미터도 되지 않는데, 25미터 풀은 목까지 차오르는 깊이였습니다. 그리고 25미터가 그렇게 먼지도 그때 처음 알았지요.

코치가 출발을 명했습니다. 에라 모르겠다 용을 쓰며 팔다리를 저어나가는데, 한 대여섯번 호흡을 했을까요? 숨이 막 차오르면서 물을 벌컥 마셔버렸습니다. '아이구 이러다가 잘못하면 죽겠다'는 생각까지 들데요.^^ 하는 수없이 수영을 멈추고 서봤더니 겨우 절반밖에는 오지를 못했더군요.

그렇게 한 번 무섬증이 생기니까, 다시 출발하는 게 좀처럼 용기가 나지를 않았습니다. 그 무엇보다 숨쉬는 데 자신이 없었거든요. 분명히 물속에서 내뱉고, 고개를 돌려서 마셔야 하는데, 당황을 하게 되니 그게 잘 안 맞아지고, 또 물 속에서 너무 많은 공기를 내뱉는 통에 막상 마시는 찰나에선 얼마 마시지 못해 대신 물을 마시는 경우도 생겨나구요.

세상에서 숨쉬기 운동이 제일 쉽다고 한 사람이 누구랍니까? 숨쉬기가 이렇게 어려울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숨을 쉬어도 무리하지 않고 적당하게, 또 리듬을 갖고 쉬는 게 정말 중요한 기술이라는 걸 지난 한 달간 수영을 통해 절실하게 배우고 있습니다.

앞으로 내달리는 것보다 숨쉬기가 훨씬 중요하다는 진실... 인생 살아가는 데도 도움이 되는 교훈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나저나 얼마만큼 수영을 배우면 태환이처럼 멋지게 헤엄칠 수 있을까요? 초반부터 욕심이 너무 과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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